매년, 매일 일기장을 써온 지 16년을 향해 달려 가는 중입니다. 숱하고 지지부진했던 시기를 지나왔다 생각하며 이 시기를 올해로 종지부를 찍고 인생의 새 시즌을 잇고자 어찌 보면 파격적으로 노선을 틀어 보았습니다. 이번 일기장을 사기 위해 구매 기준을 몇 가지 두고 고민을 했는데요 첫 번째 달력 기준으로 시작하는 스케줄을 살 것, 두 번째 가벼운 색상이 아닌 심플하고 무게감 있는 디자인으로 살 것, 세 번째 정말 "한국"적인 느낌으로 돼 있는 걸로 살 것. 이렇게 세 가지 기준을 두고 찾아 보다가 문득 부모님이 쓰셨던 오래 된 양지사 가죽 다이어리가 생각 나 구매하게 되었습니다. 전체적으로 정말 흡족했어요. 요즘 들어 부쩍 국산 애용을 하고 싶어졌는데 이 다이어리를 보니 년간 계획에 국내 기념일과 절기가 쓰여 있었고 하루 한 (면) 장 마다 짧은 명언이 써 있었고 부록에 알찬 정보들이 있어서 엄청 마음에 들었습니다. 정말 우리나라스러움을 느꼈다고 할까요. 디지털 디톡스를 하기 위해 편한 걸 최소화하고 조만간 아날로그로 돌아 갈 계획인데 유즈어리 한 권 갖고 다니면서 지하철 이용 시 스마트폰 화면으로 보는 대신 부록에 실린 지하철 노선도로 확인한다거나 네비게이션에 의존하지 않고 지도 보는 눈을 키워 다시금 책자에 익숙해지려는 노력도 한 번 해볼 수 있어 내년이 참 기대되고 재밌을 것 같습니다. 이 한 권을 마스터해서 어른스러움을 내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! 아 그리고 책등에 뱀 캐릭터 귀엽네요 귀여워요